‘뭔가 묻어나기는 하는데, 이게 정말 배란점액이 맞나?’, ‘나는 배란점액이라는 것을 본 적이 없는데 어떻게 알 수 있지?’ 등의 궁금증이 있는 분들을 위해서 배란점액을 관찰하는 방법을 알려드리겠습니다
때가 되면 달걀 흰자 같은 배란점액이 외음부를 촉촉이 적시고 흘러나오기까지 한다면, 뭐 관찰할 필요도 없이 쉽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화장실에서 티슈로 닦을 때 달걀 흰자와 같은 것이 묻어서 끊어지지 않고 쭉 딸려 나오기도 하지요. 이런 분들은 양이 충분한 겁니다.
그러나 그동안 잘 못 느꼈다면 이제부터는 적극적으로 관찰을 하십시오. 점액관찰은 기초체온을 재는 것만큼 엄청 중요하답니다. 임신 가능한 때를 알려주는 너무나 중요한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점액 상태를 꼭 산부인과에 가야지만 판단할 수 있는 것은 결코 아니랍니다. 자신의 손으로 묻혀보는 것이 가장 훌륭한 검사입니다.
손으로 점액을 묻히는 것이 혹시라도 역겹게 느껴지십니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소중한 내 몸에서 나오는 신비한 액체인 걸요. 침을 손으로 묻혀보는 거나 자궁경부점액을 손에 묻혀보는 거나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관찰방법을 알려드릴게요.
■ 점액 관찰은 언제 해야 하나?
생리가 끝난 다음날부터 관찰을 시작하십시오. 그래야 배란점액이 나올 때와 아닐 때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점액 관찰은 하루에 2~3회 정도가 적당한데 아침과 저녁에는 한 번씩 꼭 관찰해보세요. 소변을 보러 갈 때마다 관찰해봐도 좋습니다.
■ 외음부의 느낌 느끼기
우선 외음부의 느낌에 주의를 기울여보세요. 일상생활을 할 때 하루 동안 외음부(질)의 느낌이 어떤지 살펴보십시오. 이 느낌은 내가 지금 임신 가능한 때인가 아닌가를 알아차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답니다. 외음부의 느낌이 그냥 메마른 느낌인지 뭔가 그냥 끈끈한 느낌인지 물 같은 분비물로 젖은 느낌인지 아니면 날달걀 흰자처럼 미끈거리는 것 위에 앉아 있는 느낌인지 느껴보세요. 배란 때가 다가와서 배란점액이 충분히 나오고 있을 때는 의자에 앉을 때 속옷이 미끈거리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 점액 관찰은 어떻게 해야 하나?
손을 먼저 깨끗이 씻은 다음 소변을 보기 전에 외음부의 점액을 손으로 묻혀보세요. 외음부의 양입술(대음순)을 살짝 벌린 뒤 묻혀보면 됩니다. 만약 손을 사용하는 것이 어색하다면 티슈로 묻혀보십시오. 티슈를 사용할 때 묻히는 방향은 앞에서 뒤로 가야 합니다. 거꾸로 뒤에서 앞으로 오면 항문 주변의 세균이 외음부 쪽으로 옮겨올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아직 배란 때가 다가오기 한참 전이라면 아무것도 안 묻어날 수 있습니다. 아무것도 안 묻는 것을 관찰하는 것도 가치가 있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차이를 느끼게 되니까요.
■ 점액의 성상을 관찰하라
손에 묻은 점액을 보기 전에 눈을 돌리고 우선 느껴보세요. 손가락을 비벼보면서 마른 느낌인지 풀처럼 끈끈한 느낌인지 크림 같은 느낌인지 날달걀 흰자처럼 미끈거리는 느낌인지 느껴보시고 그걸 기억해두세요. 뭔가 묻어난 것이 있다면 손가락 사이를 살짝 벌려서 늘어나는지 보세요. 날달걀 흰자처럼 살짝 끈끈한 것이 쭉 늘어나고 있다면 임신하기에 아주 유리한 배란점액인 것입니다.
■ 점액이 느껴지지 않는다면?
만약 외음부 겉으로 흘러나오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면 손을 속으로 넣어봐도 됩니다. 물론 손을 깨끗이 씻고요. 앉아서 하건 서서하건 어떤 자세건 손이 들어가기 쉬운 자세를 취해서 자궁입구까지 손가락이 닿도록 해보십시오. 겉으로 흘러나오지는 않지만 자궁입구에는 점액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걸 묻혀보는 겁니다. 질의 길이는 일반적으로 7~10cm 정도이므로 가운데 손가락을 사용하면 충분합니다.
이제부터 배란일이 언제인가를 너무 신경 쓰지 마세요. 어느 특정한 날에만 부부관계를 가지려고 꾹 참고 안 할 필요 없고요, 또 하기 싫은데 배란일이라며 숙제하듯이 억지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저 요 며칠 임신에 유리한 배란점액이 나오고 있나 정도만 생각하세요. 만약 생리를 28일 간격으로 규칙적으로 한다면 생리 시작한 지 11일째 되는 날부터 16일째 되는 날까지 이틀에 한 번 정도씩 하면 됩니다.
속옷에 촉촉이 묻는 느낌이 들거나 외음부가 미끌미끌한 느낌이 들거나 화장실에서 정리할 때 휴지에 날달걀 흰자처럼 쭉 늘어지는 것이 보인다면, 바로 그때가 가장 좋은 때입니다. 내일 배란이 되건 모레 배란이 되건 상관없습니다. 그러한 점액이 나오는 때가 여성의 몸이 준비되어 정자를 환영하는 때입니다.
정자는 미리 들어가도 됩니다. 안에서 며칠 동안은 충분히 살 수 있으므로 꼭 배란일에 들어가야만 하는 건 아닙니다. 정자는 배란점액이 풍부할 때 들어가야 난자를 향하여 헤엄치기 좋습니다. 정작 배란일은 오히려 점액이 마르기 시작하는 날입니다.
고대 그리스어에서는 시간을 뜻하는 단어가 두 가지 있습니다. 하나는 크로노스(chronos)요, 다른 하나는 카이로스(kairos)입니다. 크로노스는 시계가 알려주는 시간입니다. 그냥 해가 뜨고 해가 지면서 흘러가는 시간, 누구에게나 어김없이 흘러가는 객관적인 시간입니다.
그러나 카이로스는 다릅니다. 자신의 인생에 의미 있는 시간, 의미 있는 그 때입니다. 우리의 인생에도 때가 있어 왔듯이, 정자에게도 카이로스와 같은 때가 있고 난자에게도 때가 있습니다. 우리도 정자와 난자일 때 그 때를 찾았고 그 때를 만나 결국 이 세상에 오게 되었듯이 지금 그대의 몸속에 있는 정자와 난자도 그 때를 찾을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보십시오.
다행히 여성의 몸은 힌트를 줍니다. 정자를 받아들여야 하는 때를 알려주죠. 그것이 바로 신이 내린 물, 즉 배란점액의 출현입니다. 이제 어느 날이 배란일인가 신경 쓰지 말고, 몸이 알려주는 힌트에 조금만 주의를 기울여봅시다. 그리고 그 신호에 순응하여 정자를 몸으로 받아들인 뒤에는 나보다 더 큰 대자연, 하늘 또는 신의 때를 기다려봅시다. 집착하지 말고 초연한 마음으로 말이지요.
이 책의 원고를 무료로 공개합니다
※ 알아두면 큰 도움될 겁니다.
※ 착상이 잘 되도록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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