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찬 사람, 몸이 더운 사람

찬 음식, 더운 음식이라는 것은 그 음식 자체의 온도에 관한 것이 아니라 그 음식에 대한 몸의 반응에 관한 것입니다. 즉, 그 음식이 몸에 들어왔을 때 몸을 차게 하는가 덥게 하는가에 관한 것이지요. 음식에 대해 다루기 전에 먼저 몸이 더운 사람인지 찬 사람인지 알아야 합니다. 

 

몸이 찬 사람은 추위를 잘 타고, 손발이 차며, 얼굴에 붉은 기가 없고, 땀도 잘 흘리지 않지요. 여름에 에어컨을 틀면 남들은 시원하다고 하는데 자신은 추워서 긴팔 옷을 챙기게 됩니다. 이런 분들은 혀의 색깔이 담백하며 백태가 낄 때가 많습니다. 찬 음료는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따듯한 차를 더 좋아합니다. 혈압이 낮아질 때가 잦아서 앉았다 일어날 때 머리가 핑 돌기도 합니다. 위장이 차고 무기력해지면 밥을 먹어도 잘 내려가지 않고 트림을 자주 하거나 얹힌 기분이 잘 생깁니다. 밥때가 되어도 배고픔을 잘 느끼지 않으며 밥 먹고 싶은 생각이 별로 없지요. 장이 차고 무력해지면 변비가 생기지만 그렇다고 변이 딱딱한 경우는 드뭅니다. 그저 변의가 별로 느껴지지 않거나 힘을 줘도 잘 안 나옵니다. 변을 보면 묽고 심하면 설사를 하는 경우도 잦습니다. 소변을 자주 보고 볼 때마다 양이 많기도 합니다.

 

몸에 이런 증상이 잘 나타나는 사람들은 더운 성질의 음식을 즐겨 드십시오. 더운 성질의 음식은 양기(陽氣)를 북돋아주고, 얼어붙은 기와 혈을 원활하게 순환시켜주는 역할을 한답니다. 

 

반면 몸이 더운 사람은 몸에 열감이 많고, 얼굴이 붉은 편이며, 얼굴에 피지 분비가 많고 뾰루지도 잘 나고, 땀도 많이 흘립니다. 남들은 춥다고 하는데 혼자 열불 나서 반팔 입고 다니는 사람들이죠. 이런 분들은 혀가 빨갛게 보일 때가 잦으며 누런 설태가 끼기도 합니다. 입이나 목이 잘 말라서 물을 자꾸 마시며 더운물보다는 찬물을 더 좋아합니다. 열이 위로 올라오면 머리가 지끈지끈한 두통도 잘 생기고, 눈, 코, 입, 귀, 피부 등 여기저기에 염증이 잘 생깁니다. 위장에 열이 있으면 구취가 심하고 위염이나 위궤양도 잘 생기며 장에 열이 있으면 변비가 생기거나 대변에서 냄새도 심해집니다. 소변 역시 색이 짙고 냄새가 많이 나기도 합니다. 

 

몸에 이런 증상이 잘 나타나는 사람들은 찬 성질의 음식을 즐겨 먹으면 좋습니다. 찬 성질의 음식은 음혈(陰血)을 북돋아주고, 몸의 열을 식히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효과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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