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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임신을 위한 힐링(원고)

#40. 과거는 해석되는 것이야

삼촌: 복을 세어볼 것인가, 짜증난 일을 세어볼 것인가?

 

선영: 결국 ‘어떤 질문을 받았는가’가 실험대상자들의 삶의 질을 바꿔놓았네요.

 

삼촌: 그렇지. 생각하도록 주어진 주제가 달랐지. 어떤 주제를 생각하고 목록을 쓸 것인가? 그것은 결국 관점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어 있어. 만약 졸다가 앞차를 받는 접촉 사고를 경험했다면 말이야. 감사 그룹의 학생들은 써내야 하는 리포트가 감사 목록이었으니, 감사할 거리를 찾다보면 이 사건을 감사 목록에 올릴 수도 있어. 이렇게 말이야. “운전하다가 졸았는데 다행히 차만 좀 망가지고 내가 죽지는 않아서 감사하다.”

 

선영: 짜증 그룹의 학생들은 짜증난 일을 써내야 하니, 그 사건을 짜증 목록에 올리겠군요. 그러고는 스스로 지난주에 짜증나는 일이 있었다고 기억시켜두겠네요. 같은 사건을 겪었지만 어떤 관점으로 기억하는가에 따라 해석이 완전히 달라지네요.

 

삼촌: 그게 바로 핵심이야. 과거는 해석되는 거야.

 

삼촌은 엄지와 중지를 딱 소리 나게 튕기고는 나를 뚫어지게 보며 말을 이었다.

 

삼촌: 선영아, 과거는 존재하지 않아. 현존하는 것은 바로 지금 여기 이 순간뿐이야.

 

삼촌은 자신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힘을 주어 말했다.

 

삼촌: 과거는 오직 자신의 기억 속에만 존재해. 근데 그 기억이라는 것이 매우 불완전해. 팩트? 뭐가 팩트지? 팩트라 생각하는 것도 각 사람의 머리 속에 있는 필터에 의해 왜곡되거든. 서로 싸우는 사람들을 봐봐, 다 억울하다니까? 다 자기가 옳아.

 

선영: 맞아요, 법정에 가면 온통 억울한 사람들뿐이래요.

 

삼촌: 자신이 기억하는 과거와 남이 기억하는 과거가 다르거든. 도대체 과거는 뭐가 진실이니? 결국 자신에게 진실로 생각되는 것이 그 사람의 진실일 뿐이야.

 

삼촌이 해독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삼촌의 눈에서 눈을 떼지 않으며 나도 한 모금 마셨다.

 

 

삼촌: 이미 과거에 일어난 사건을 바꿀 수는 없어. 바꾸려 해도 지금 존재하지 않으니 바꿀 수가 없지. 하지만 그 사건에 대한 나의 기억과 해석은 언제든지 바꿀 수 있어. 중요한 건 바로 그 해석이야. 과거의 일을 후회스럽고 짜증스러운 일로 해석할 것인가, 아니면 감사한 일로 해석할 것인가.

 

선영: 흠, 그렇네요.

 

삼촌: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정말 고통스러웠던 사건이 세 가지 있었어. 그땐 정말 고통스러워서 살기가 너무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사건들은 나에게 너무나 큰 복이었어. 그 사건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로 만들어지지 못했을 거야. 물론 고통의 한 가운데에 있을 때에는 그걸 복으로 느끼지 못했지. 그런데 나에게 과거를 복으로 해석하는 능력이 좀 생겼거든?

 

선영: 오, 정말요? 삼촌: 대단하신데요?

 

삼촌: 왜 이래, 너도 이미 갖고 있는 건데. 난 아직 많이 부족해. 계속 배우고 있는 중이야. 하지만 말이야, 과거를 복으로 해석하는 힘이 생기니까, 지금 힘든 일이 좀 생겨도 ‘이 역시 결국 나에게 복이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게 돼. 고통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뜻이 아니야. 여전히 고통스럽지. 하지만 지금 힘들고 고통스러운데도 미래에 대한 기대를 갖게 돼. ‘뭔가 잘 되려고 이러나보다.’ 하는 기대.

 

삼촌은 빙긋 웃으며 다시 해독주스를 한 모금 마셨다. 마음속에 어떤 컬러의 렌즈를 장착했는가에 따라 인생을 보는 색감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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