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 삼촌:. 복식호흡을 하든 흉식호흡을 하든 숨이 부족하지 않게만 쉬면 되는 거 아닌가요? 만약 흉식호흡을 좀 크게 하면 복식호흡을 하는 것만큼 숨이 들어갈 거 아니에요.
삼촌: 오, 아주 날카로운 질문이야. 생각해보자. 흉식호흡을 할 때 확장되는 공간은 갈비뼈로 이루어지는 공간이야. 하지만 뼈는 늘어나지 않지? 늘어나봐야 갈비뼈 사이사이에 있는 늑간근이라고 하는 근육이 늘어날 뿐이야. 그걸 늘리기 위해서는 가슴을 들썩거려야만 하지. 그러나 복식호흡을 할 때 늘어나는 근육은 아까 말했듯이 횡격막이거든? 이건 애쓰지 않아도 편안하게 밑으로 쭈욱 늘어나지. 그러므로 복식호흡을 할 때는 폐가 확장되는 공간이 쉽고 자연스럽게 확보된단다. 같은 노력을 들여 숨을 쉬더라도 흉식호흡을 하는 것보다는 복식호흡을 하는 편이 한 번에 더 많은 양의 공기를 들이마실 수 있는 거고. 자, 그럼 일부러 흉식호흡을 한번 해봐. 숨을 들이마실 때 흉곽을 확장시키는 것이 흉식호흡이랬지? 해봐, 한번. 조금 빠르게.
삼촌의 말대로 흉식호흡을 하니 숨을 들이마실 때 가슴이 위로 부풀어 오르면서 배가 당겨졌다. 숨을 들이마실 때 배가 들어가고 어깨까지 들썩거렸다. 삼촌은 계속해서 1분 동안 그렇게 호흡을 해보라고 했다. 나는 삼촌이 시키는 대로 1분 동안 의도적으로 흉식호흡을 했다.
삼촌: 느낌이 어떠니?
선영: 제가 지금 씩씩거리고 있는 것 같은데요?
삼촌: 그래, 눈이 부릅떠지고, 어깨가 들썩거리고, 콧김이 거칠어지고, 그래서 입으로 숨을 내뿜기도 하고, 얼굴도 벌게지는 이미지가 떠오르지? 화나거나 흥분될 때 자연스럽게 그런 호흡을 하게 되지. 그럴 땐 의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흉식호흡을 하게 돼. 그동안 살아오면서 네 몸에 기억되었지. 지금 너는 화가난 상태가 아니지만 의도적으로 화났을 때 하던 흉식호흡을 했고, 몸도 그것을 기억했을 거야. 표면의식은 그것을 기억하지 않더라도 잠재의식의 기억이 활성화된 거지.
선영: 서로 연관된 기억이라는 말씀이시죠?
삼촌: 그렇지. 다른 예를 들어볼까? 기분이 좋으면 웃지? 반대로 의도적으로 웃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정말이야.
삼촌은 만면에 미소를 띠며 기분 좋은 척했다. 맞는 말인 거 같았다. 잘되는 사람들 보면 다들 웃고 다녔다. 잘되어서 웃는 것일까, 웃어서 잘되는 것일까. 꼭 잘되어서 웃는 것만은 아니겠지. 매사에 긍정적이니까 그 사람은 좋은 일을 몰고 다닐 수도 있겠지.
삼촌은 내게 잠시 생각할 여유를 주고는 다시 말을 이어나갔다.
삼촌: 아까도 말했지만, 마음이 편안하고 쫓기는 일 없이 느긋하고 기분이 좋을 때는 저절로 복식호흡을 하게 된다. 애써서 숨을 크게 들이마시지 않아도 그냥 자연스럽게 숨이 들어오고, 폐가 아래쪽으로 깊숙하고 편안하게 확장되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혀주지. 잔잔한 시냇물 소리를 들으면서 평상에 누워있을 때처럼 말이다.
선영: 그럼 의도적으로 복식호흡을 하면 그런 마음 상태가 만들어질까요?
삼촌: 당연하지. 웃겨서 웃는 게 아니라, 웃어서 웃겨지기도 하잖니? 짜증나서 찡그리기도 하지만, 찡그리면 짜증나기도 하는 거야. 마음이 행위를 만들기도 하지만, 반대로 행위가 마음을 만들기도 한다. 마찬가지로 마음이 편해서 복식호흡이 되기도 하지만, 복식호흡을 하면 마음이 편해지기도 하는 거야. 이거 엄청난 비밀인데 내가 너한테 너무 쉽게 가르쳐주는 거 같다?
삼촌은 부러 아까운 척을 했다.
선영: 그러니까 흉식호흡을 하건, 복식호흡을 하건 받아들이는 공기는 물리화학적으로는 같은 공기이지만, 몸과 마음에 미치는 영향은 사뭇 다르겠네요?
삼촌: 네가 물리화학 얘기를 하니까 나는 생물학적으로 얘기해볼까? 흉식호흡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고, 복식호흡은 부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킨다고 할 수도 있지. 교감신경은 흥분될 때 활성화되는 자율신경계통이고, 부교감신경은 안정을 취할 때에 활성화되는 자율신경계통이지. 생물 시간에 배웠던 기억나니?
가물가물한 기억이지만 그랬던 것 같기는 했다.
삼촌: 내가 너뿐만 아니라, 임신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모든 여성들에게 복식호흡을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어. 생활 속에 별다른 스트레스가 없더라도 임신이 안 되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지. 불안하고, 조급하고, 화나고, 긴장되고, 짜증나고, 울적하고, 우울하고, 슬프고, 괴롭고, 힘들지. 그래서 교감신경이 흥분되기 쉽고, 몸과 마음이 굳고, 횡격막도 굳어져서 숨을 깊고 편안하게 쉬기가 힘들어진다. 너도 알겠지만 난임 여성들은 마음의 평화가 깨지기 쉽잖아. 그런데 마음의 평화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열쇠란다. 치우치지 않고 중용이 유지되는 것이 평(平)이고, 모든 것이 사이 좋은 것이 화(和)지. 마음이 평화로워야 호르몬도 평화롭게 균형을 찾는단다.
선영: 마음이 평화로울 때 복식호흡을 하게 되니까, 반대로 의도적으로 복식호흡을 해서 마음의 평화를 찾는 시도를 하자는 거군요.
삼촌: 그래, 바로 그거야. 심장이나 위장 등 다른 내장의 움직임은 우리의 의지대로 조절할 수가 없지만, 폐의 움직임, 즉 숨 쉬는 것만은 우리의 의지로 조절할 수가 있어. 복잡한 세상을 살다가, 잠시 틈을 내서 눈을 지긋이 감고 숨을 가다듬는 것. 이게 의외로 건강에 좋단다. 임신 문제 때문에 마음의 평화를 잃은 사람들이나 늘 쫓기듯이 사는 사람들은 이미 흉식호흡을 하는 것이 몸에 배어 있는 경우가 많아. 마음이 평화를 잃으니 이내 몸도 평화를 잃게 되지. 몸과 마음은 결코 동떨어져 있는 요소가 아니란다. 몸과 마음은 하나이지. 그래서 삼촌은 늘 그런 사람들에게 복식호흡 연습을 처방한단다. 몸과 마음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약보다 더 좋은 자연치유 처방이지.
※ 알아두면 큰 도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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