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영: 그럼 제가 배란이 잘 되려면 난소가 아니라 뇌를 고쳐야 하는 건가요?
삼촌은 점점 나로 하여금 우문을 던지게 만들었다.
삼촌: 아주 좋은 질문이다. 너는 지금, 마음 또는 의식이 뇌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는 거지?
선영: 엇, 그럼, 의식이 뇌 말고 다른 데 있나요? 삼촌은 그렇게 생각 안 해요?
삼촌: 두뇌가 마음은 아니지. 두뇌 역시 기관이고 물질일 뿐이지. 두뇌가 마음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두뇌를 만든 거 아닐까? 두뇌는 마음이 깃든 집일 뿐이다.
아, 두뇌가 마음을 만든 게 아니라, 마음이 두뇌를 만든다고. 이거 좀 곱씹어봐야 하겠는걸.
삼촌: 두뇌는 마음의 메시지가 몸에 전달될 수 있도록 신호를 만들어주는 변환 장치야. 그런데 그 변환 장치가 꼭 두뇌에만 있는 것도 아니란다. 다만 다른 데보다 두뇌에 더 많이 집중되어 있을 뿐이지.
삼촌은 마치 비밀을 얘기하듯 내게 속삭였다.
삼촌: 마음은 그저 두뇌에만 깃들어 있지 않단다.
선영: 마음이 뇌 말고 다른 곳에도 있다는 말씀을 하시는 거죠, 지금?
삼촌: 그래. 마음은 온몸에 깃들어 있단다. 나를 이상하게 보지 마. 이게 나 혼자의 주장이 아냐. 일찍부터 한의학에서는 오장육부에도 다 마음이 있다고 인식했단다. 물론 한의학에서 말하는 오장육부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장기만을 일컫는 것이 아니야. 한의학의 오장(五臟)은 인체의 각 조직, 기관과 유기적으로 연계되어 있는 기능성의 속성을 뜻한단다. 주류 과학자들은 마음이 두뇌에 있다고들 말하지. 그러나 그것은 우주와 생명의 원리를 지극히 물질적, 화학적으로만 해석하기 때문이야.
선영: 그럼 제 자궁에도 마음이 있을까요?
삼촌: 오, 하나를 가르쳐주니 둘을 아는구나. 그 말이 맞다.
오호라, 자궁에도 마음이 있다? 우리 몸에 대한 사고의 전환을 가져오는 말인데?
삼촌: 뇌가 마음을 만든 것이 아니라, 마음이 뇌를 만들었다는 것을 거듭 생각해보자. 네가 처음 물질세계로 올 때에는 세포 하나에 불과했다. 정자라는 세포와 난자라는 세포였지. 그건 바로 너였지. 네가 그때를 기억하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 네가 그 몇 개의 세포일 때, 그때 너는 두뇌가 있었니?
선영: 네?
삼촌: 네가 정자와 난자일 때는 아직 두뇌라는 물질적인 기관은 형성되기 전이었어. 그러나 그때도 너에게는 마음이 있었다. 그 마음은 지혜로웠다. 너는 온갖 난관을 극복하며 난자를 향해 여유 있게 돌진할 수 있는 가장 멋진 정자였다. 너무 빠르지도, 너무 늦지도 않게 가장 좋은 때에 난자를 만난 정자였지. 또 너는 난자이기도 했어. 난소를 뚫고 터져 나와 유유히 나팔관 안으로 들어가, 정자를 향해 지혜롭게 신호를 내보냈던, 아름다운 난자였다. 너였던 정자와 너였던 난자가 접합되고 나서는 지혜롭게 분열하고 분화했지. 하나의 세포였던 너는 두뇌도 만들어냈고, 오장육부도 만들었고, 지금처럼 아름다운 몸도 만들어냈다. 다 너의 지혜로운 마음이 한 일이지. 자, 두뇌가 먼저일까, 마음이 먼저일까?
선영: 삼촌 말대로라면 마음이 먼저인 거 같은데, 제가 생각하는 마음과 삼촌이 말하는 마음이 좀 다른 거 같아요.
삼촌: 그래, 내가 말하는 마음이 평소 네가 생각해왔던 그 마음과는 좀 다르게 느껴질 거다. 그럼 몸과 마음에 대해서 좀 더 얘기해보자꾸나. 내가 방금 너의 몸이 몇 개의 세포에 불과했을 때에도 거기에 마음이 있었다고 했어. 지금 너의 몸은 셀 수 없이 많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어. 그 세포 하나하나에 다 마음이 깃들어 있지. 마음을 담은 세포가 분열하면서 너의 몸을 만들었으니 네 온몸 구석구석에 마음이 배어 있는 거지. 생물 시간에 세포에 대해서 배운 적이 있을 거다. 졸지 않았다면 기억이 나겠지? 세포막, 미토콘드리아, 세포핵, 그리고 핵 안에 들어 있는 염색체와 유전 정보들……. 이것들이 얼마나 정교하고 지혜롭게 기능하는지에 대해 배웠을 거다. 기억나니?
기억날 턱이 있을 리 없었다. 그래도 나는 삼촌의 얘기를 빨리 듣기 위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선영: 아, 네, 어렴풋이…….
삼촌: 이 세포 안의 물질세계는 도대체 무엇이 동력이 되어 움직이고 있는 걸까? 누가 시켰길래 그토록 묵묵히, 지혜롭게 일하고 있을까?
삼촌도 참. 기억 안 난다고요, 삼촌.
삼촌: 세포의 마음이지. 분명 세포 하나하나에도 마음이 있다. 그 마음은 무한히 지혜롭고,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어. 세포 하나만 있어도 생명체의 복제가 가능하다는 건, 이미 현대과학으로 증명되고 있는 일이지? 황우석 박사가 그것 때문에 떠들썩했잖니. 물론 그 마음 하나하나가 개별적인 마음인 것은 아니야. 마음은 오직 하나다. 세포의 마음, 너의 마음, 나의 마음, 그리고 이 우주의 마음은 다 하나란다. 그러니까 서로 통할 수 있는 거야.
삼촌과의 대화가 생물 시간에서 동양 철학 시간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삼촌: 그렇다면 다시 한 번 또 물어보자. 우리 몸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서 우리는 먼저 무엇을 해야 할까?
선영: 마음을 고쳐야 한다는 말이군요.
삼촌: 마음을 새롭게 먹는다고 표현해보자. 음식을 먹는 것처럼 마음도 먹을 수 있거든. 마음을 어떻게 먹는가에 따라서 너의 자궁, 난소, 뇌하수체, 시상하부, 아니 온몸이 반응한단다. 그러므로 네가 지금 무슨 마음을 먹고 있는가를 종종 생각해보렴. 하던 일을 멈추고 마음을 들여다봐. 그 마음이 지금 너를 움직이고 있거든.
※ 알아두면 큰 도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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