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강 역시 한약 처방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약재입니다. 이 증상 저 증상에 정말 두루두루 쓰는 약재죠.
생강은 음식 중에서 양념이 되듯이 한약 처방에서도 양념이 된답니다.
생강은 약성이 그렇게 강한 약재는 아닙니다. 강했다면 음식의 반열에 오를 수도 없고 차처럼 쉽게 마실 생각도 못 했겠지요.
약재이자 음식재료이므로 시장과 약재상에서 모두 만날 수 있으면서도 부작용은 별로 없는 복된 식물이 바로 생강이죠.
생강은 맛이 맵고 따듯한 성질을 갖고 있어서 몸을 따듯하게 하고 한기를 몰아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겨울철에 찬바람을 맞고 감기가 걸렸을 때 으슬으슬 춥고 떨리고 기침과 가래가 끓을 때 생강을 먹으면 아주 좋지요.
하지만 이보다는 몸 안에 찬 기운이 있을 때에 더 좋습니다. 비위(脾胃)가 허(虛)하고 냉(冷)할 때 생강만큼 좋은 약재도 없습니다.
그런데 이런 효능이 임신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한의학에서 비위는 위장, 소장, 췌장, 간, 쓸개와 같은 소화기관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비위는 한마디로 말하면 연료 생산 시스템을 말합니다. 입으로 들어오는 음식이 땔감의 원료에 해당된다면 그것을 잘게 부수고 소화시켜 효율 좋은 연료로 만들어내는 기관이 바로 비위죠. 기(氣, 에너지)와 혈(血, 영양물질)을 만들어내는 기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학에서는 비위를 일컬어 ‘땅(土)’이라고 합니다. 땅에서 오곡백과가 나잖아요. 비위는 오장육부가 제대로 기능할 수 있게 하는 터전이 되는 장기라 하여 땅에 비유한 것입니다. 비옥한 땅에서 열매가 잘 열리듯이 비위가 튼튼해야 자궁에도 에너지와 영양물질이 잘 공급되어 임신도 잘된답니다.
비위가 허약하면 좋은 연료를 제대로 만들지 못하여 몸의 에너지가 떨어지고, 몸이 식습니다. 바로 이럴 때 생강이 등장해주면 됩니다. 생강은 비위를 따듯하게 데워주어 소화력을 북돋아줍니다. 위산이 적당하게 분비되도록 해주고 위 안의 세균을 억제해주는 역할도 합니다. 속이 따듯해지면 소화에 필요한 물질들이 간, 쓸개, 췌장에서 잘 분비되어 나옵니다.
여성의 경우 비위가 허약하면 손발 말단까지 혈류와 에너지 공급이 잘 안 되어 손발이 차가워지고 자궁으로의 혈류가 방해되어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여성들은 생강차를 꼭 마셔보세요.
생강에는 생리통 유발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어서 생리통이 있을 때 진통제 대신 쓸 수 있는 재료입니다. 물론 진통제만큼의 빠른 효과가 나지는 않지만 안전하다는 것에 큰 점수를 줄 수 있지요.
아세트아미노펜계통의 진통제는 간기능을 손상시킬 우려가 있고, 아스피린계통의 진통제는 속쓰림을 유발하지만 생강은 그럴 염려가 없거든요. 기본적으로 항생제나 진통제는 몸을 차게 만드니 몸이 찬 여성들은 진통제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답니다.
비위가 허약하면 몸 안에 담(痰, 노폐물)이 생겨 위로 솟구치기 쉬운데 이 상황까지 가면 자주 메스꺼움을 느끼거나 헛구역질을 하게 됩니다. 이럴 때 바로 생강이 최고입니다. 메스꺼움을 가라앉혀주는 데 생강이 좋다는 것은 전 세계에 알려져 있는 노하우죠. 그래서 생강을 차멀미에도 쓰고 항암치료 중 구토를 심하게 할 때도 씁니다. 그리고 임신을 했을 때 입덧을 잠재우는 데도 생강만큼 안전하고 좋은 약재가 없답니다.
생강의 주된 화학적 성분은 진저롤(gingerol), 쇼가올(shogaol)이라는 물질입니다. 최근의 연구들에 따르면 이들 성분이 항산화 효과, 항암 효과, 항염증 효과까지 가진 것으로 속속 보고되고 있어 각종 염증과 암을 예방하는 데도 생강이 두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뭐 거의 만병통치약인 셈이죠. 생강은 아기씨가 뿌리를 잘 내리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땅의 기능을 살려주는 역할을 하는 기특한 약재입니다. 다행히 어디서나 구할 수 있으니 오늘 바로 생강차를 마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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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아두면 큰 도움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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