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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자의 질 개선하기

공난포 증후군, 공난포란 과연 무엇인가?

난자 채취를 시도했는데 공난포라는 말을 듣게 되면 많이 당황스러우실 겁니다.

이것을 또 '공난포 증후군'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경우도 있어서 그 얘기까지 듣고 나면 두려움마저 생깁니다.
 
'나는 공난포이니 시험관을 해도 소용이 없는 것인가?' 
'다음에도 또 공난포이면 어떡하나?' 
'나는 이제 난자가 고갈되어 없는 것인가?'

이러한 공포감으로 힘들어하시지요. 
도대체 공난포 증후군이란 어떤 상황일까요? 

1. 난포의 성숙 과정을 이해하기

공난포가 왜 생기는지 알려면 우선 난포가 성숙하는 과정을 이해해야 합니다. 
난소 안에는 수많은 난포들이 있으며, 이 난포 속에 난자가 들어있습니다. 난자는 정자를 만나러 가기 위해서 난소를 탈출해야 합니다. 그게 바로 배란이죠. 

 

위 그림과 아래의 그림은 좌측에서 우측으로 난포의 발달과정과 배란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식도입니다.

난자를 품은 난포는 크기가 점점 커지다가 물풍선이 터지듯 터집니다.

난포가 자라남에 따라 난포 안에 공간(난포강, antrum)이 생기고, 그 안에 물이 고이고, 난자는 난포의 벽 한 귀퉁이에 붙어있게 됩니다. 이렇게 공간(antrum)이 생긴 난포를 동난포(antral follicle)이라고 한답니다.
 
난포가 1.8~2cm 쯤 자라면 난포의 최종 성숙을 위하여 뇌하수체에서 LH 라는 호르몬이 폭발적으로 분비됩니다. 난포를 빵 부풀려서 터트려버리기 위해서지요. 이 현상을 LH surge 혹은 LH peak 라고 하는데요, 우리 말로 표현하면 LH 급증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LH가 폭발적으로 분비되면 난포의 한쪽 벽에 달라붙어 있던 난자 주변이 헐렁해집니다. 난자를 둘러싸고 있던 난구세포들(cumulus cells)이 헐렁해지면서 난자가 난포 벽으로부터 박리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마치 감나무가 감에서 떨어지듯 말입니다. 배란을 위한 막바지 준비인 셈이죠. 이어서 난포의 벽이 뽁 터지면 난포 안에 떠있던 난자가 난소의 바깥으로 튀어나오는 것이 바로 배란입니다. 

이미지출처=jcs.biologists.org

2. 공난포는 진실인가?

공난포란 쉽게 말해,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분명 난포에 빨대를 꽂고 그 속의 물을 쉭 빨아들였는데, 내용물을 아무리 뒤져봐도 난자가 없는 것을 말합니다.

그럼 여기서 의문이 생깁니다. '난포 안에 난자가 정말 없어서 공난포라고 하는지, 아니면 빨아들일 때 난자가 딸려나오지 않은 것인지?' 

후자의 경우라면 난포 안에 난자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공난포라고 말하는 것은 어폐가 있습니다. 난자가 안나왔다고 해야지, 난포가 비었다(공난포) 혹은 난자가 없다고 하면 안되죠. 사실 난포 안에 난자가 정말 없었는지 아닌지는 알 방법이 없습니다. 눈으로 볼수가 없잖아요. 공난포는 여전히 수수께끼입니다. 그래서 공난포라고 굳이 말하기보다는 '난자를 채취하지 못했다'고 표현해야 한다고 봅니다. '공난포'라는 단어를 말하여 공포심을 일으키기 보다는.  

3. 그럼 난자는 왜 안 나왔을까?

네덜런드의 연구진이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총 1,849명의 체외수정(시험관) 시술 케이스를 조사해봤습니다. 이 연구의 제목은 "Oocytes in the empty follicle: a controversial syndrome.", 번역하면 "공난포 안에 있는 난자 : 논쟁거리 증후군"이었습니다. 이게 왜 논쟁거리가 되는지는 잠시 뒤 또 다루겠습니다. 하여간 이 연구에서 난자채취를 시도한 건수가 총 3,060건이었으며 그 중에 25건이 소위 공난포로 나타났습니다. 이 연구에서 공난포 발생율은 0.8%였습니다. 

이 연구결과를 참고하여 원인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첫째, 타이밍의 문제입니다. 

그게 누구의 잘못이건 아직 난포가 다 무르익지 않았는데 난자 채취를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환자분들이 난포 터지는 주사를 늦게 맞아서 그럴 수도 있고, 또는 난자 채취 시점이 너무 빨라서 그럴 수도 있어요. 

난포 터지는 주사는 IVF-C, 오비드렐과 같은 주사제입니다. 이 주사는 hCG라는 호르몬 성분의 주사입니다. 이 주사를 맞으면 몸에서 마치 LH 급증이 나타난 것과 같은 효과가 나타나 난포벽에 붙어 있던 난자를 둘러싸고 있는 난구세포들이 헐렁해집니다. 그러나 시간이 34-36시간 정도 경과해야 난자가 난포벽으로부터 떨어져 나옵니다. 

 

만약 그 시간을 채우지 않고, 예컨대 24시간 만에 난자 채취를 하게 되면 난포를 찔러 흡입하여도 난자가 딸려 나오지 않게 됩니다. 그러하기에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은지 몇 시간이나 되었는가가 매우 중요합니다. 꼭 기억하십시오. 34-36시간입니다. 만약 수요일 오전 9시에 난자 채취 일정이 잡혀있다면 그로부터 36시간 전인 월요일 밤 9시에 주사를 맞아야 합니다. 난자 채취에 실패하지 않으려면 정확한 타이밍이 가장 중요합니다.

위 연구에서 공난포 케이스 25건 중 9건이 그러했습니다. 2건은 환자가 아예 난포 터지는 주사를 안 맞았었고, 7건은 주사 맞고 11시간 경과되었을 때 채취한 경우였습니다.

위 논문의 저자들은 이 타이밍의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병원에서 의료진이 환자에게 36시간 타이밍에 대하여 강조했을 것입니다. 환자분들은 반드시 정확한 시간을 지켜 난포 터지는 주사를 맞으셔야 한답니다.

둘째, 난소저반응군이거나, 나이가 많은 경우입니다.

위 연구의 공난포 케이스 25건 중 14건은 타이밍과는 상관이 없는 케이스였습니다. 그런데 이들 14명의 평균 나이는 35세로서 정상적으로 난자가 채취되었던 여성들의 평균 나이인 33세보다는 나이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과배란을 통해 자란 난포의 평균 갯수가 4개로서 난소저반응군이라 할 수 있었습니다. 공난포가 아니었던 여성들의 경우는 평균 10개의 난포가 자랐었구요.

나이가 들고, 난소의 반응성이 약하면 난포 터지는 주사가 만들어내는 호르몬 자극에 대하여 난포의 성숙이 잘 안 이루어지기도 합니다.

그 밖에 다른 이유로 주사약제 자체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말도 있습니다. 약제의 생산과 보관 과정에서 약제의 활성이 떨어져서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이죠. 주사제를 냉장보관해야 하거든요.

4. 공난포 증후군은 진실일까?

공난포라는 말은 어폐가 있는 말입니다. 난포 속에 난포액도 있고, 난구세포, 과립막 세포 등도 분명히 있건만 난포가 비었다니요. 게다가 정말 난자가 들었는지 안들었는지 확인할 수도 없는 걸요. 이걸 "공난포 증후군(EFS, empty follicle syndrome)"이라고 까지 말한 것은 오버한 겁니다. 소위 진성 공난포 증후군이라고 하는 것도 정말 난포 안에 난자가 안들었다고 확인할 수는 없는 것이니 그것을 진성(genuine)이라고 표현하는 것 역시 어폐입니다.

이 말이 처음 쓰인 것은 1986년 쿨람 등이 "Fertility & Sterility" 저널에 "Empty follicle syndrome"이라는 논문을 등재한 때 이후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들이 4명의 여성에게서 30번의 난자채취를 시도하면서 경험했던 증상으로서 이 "새로운 증후군"이 난임의 원인일 수도 있겠다고 말해본 것이죠. 

그러나 소위 공난포 현상은 증후군이 아닙니다. 어떤 병리적인 상태를 의미하는 것도 아닙니다. 어쩌다 일어난 현상일 뿐입니다. 이 용어를 폐기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학자들이 있습니다.

5. 공난포 현상의 재발을 방지하려면?

2000년에 "Human Reproduction" 저널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재발율이 20%이고, 나이가 들어갈수록 재발율이 더 높아진다고 합니다. 35-39세 여성들은 24%, 40세 이상의 경우는 57%라고 했네요. 

그러나 앞서 언급한 연구에서는 공난포의 재발이 한 건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해서 타이밍을 잘 잡으라는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34-36시간을 꼭 기억하십시오. 이른 것도 문제지만 너무 늦게 가면 또 이미 배란이 되어버려서 난자를 채취할 수 없는 상황이 생기기도 합니다.

어떤 선생님들은 난포 터지는 주사를 IVF-C에서 오비드렐과 같은 것으로 바꿔보기도 하고, 또는 이런 hCG 제제가 아닌 GnRH agonist 제제인 데카펩틸, 수퍼팍트 등으로 바꿔보기도 합니다. 의사샘들께서 여러가지 방법을 취해보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약 나이가 많고, 난소기능이 저하되어 공난포가 발생되는 경우라면 이런 측면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6. 당귀가 도움이 되기를

난소로 가는 혈액순환을 개선하여
난포의 성숙이 잘 일어날 수 있도록 하고
몸의 에너지를 강화하여 난소의 기능을 북돋아주는 한약 처방들이 사용되어 있습니다. 

그 처방 중의 핵심 약재가 바로 당귀입니다. 당귀는 난소의 미세혈류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코큐텐, 비타민C, 비타민E 등의 항산화 영양소도 섭취하면서 난자의 질을 높이는 시도도 해볼 수 있습니다. 

 

※ 당귀차

여기 있습니다.